도서 리뷰

결핍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 1부

EconoEdge 2025. 5. 6. 15:33

서문

결핍은 사회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문제들의 어떤 공통적인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그 문제들은 시간관리, 경제적, 비만 등등 다양한 문제이다. 여러 문제들을 결핍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설명하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고, 그런 생각을 떠올렸다는 부분이 신기했다.

 

결핍은 정신은 사로잡는다. 배고픈 사람들이 오로지 음식만을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어떤 종류의 결핍을 경험할 때마다 그 결핍에 흡수되어 버린다. 

결핍은 일종의 정신적 경향, 즉 사고방식이기도 하다. 결핍이 우리의 주의를 사로잡으면,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은 바뀐다. 결핍은 우리 정신의 가장 높은 곳에 앉아 우리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 우리가 어떤 것을 깨닫는 데에, 우리가 여러 가자의 대안을 놓고 저울질을 하는 데에, 우리가 깊이 고민하다 마침내 어떤 결정을 내리는 데에, 그리고 우리가 행동하는 방식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결핍이 사람의 정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이유는 결핍이 주의를 기울일 가치가 있을 정도로 중요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신 능력을 직접 측정할 수 있다. 즉, 정보를 처리하고 판단을 내리는 데 영향을 주는 핵심적인 자원인 유동성 지능을 측정할 수 있다. 또 사람이 충동적인 행동을 하는 데 영향을 주는 핵심적인 자원인 실행 제어 능력을 측정할 수 있다. 그리고 나아가, 결핍이 어떤 사람의 대역폭에 속하는 이 모든 능력의 용량을 축소한다는 사실을, 즉 통찰력이 부족하고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며 조절을 못하도록 만든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기존의 이론들은 이런 여러 가지 문제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집단의 문화나 개인의 개성, 취향, 선호 그리고 사회 제도 등으로 눈을 돌렸다. 이런 질문들에 대해서 우리가 얻은 결론은 보다 근본적인 어떤 사실을, 즉 이런 문제들 중 대부분은 결핍의 정신적 경향(사고방식)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1부 결핍의 사고방식

1장 집중과 터널링의 차이

결핍은 집중배당금을 만들어낸다. 시간이 부족할 때면 사람들은 그 남은 시간에서 보다 많은 것을 얻어 낸다.

내가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나의 특성이다. 언제나 시간이 적게 남았다고 느껴질 때, 효율이 크게 올라가는 편이고 이 상황 자체를 즐긴다. 그리고 이럴 때 느꼈던 감정에 대한 기억도 오래간다. 

 

어떤 한 가지에 집중한다는 것은 다른 것들을 무시한다는 뜻이다. 누구나 어떤 책이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깊이 몰입한 나머지 옆에 앉은 사람이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한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집중의 힘은 뒤집어 말하면 다른 것들을 지우는 힘이다. 쉽게 말해 결핍이 '집중을 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로 하여금 터널링을 하도록, 즉 임박한 결핍을 제어하는 데만 집중하도록 유도한다고 할 수 있다.

 

'집중'은 긍정적이다. 결핍은 우리로 하여금 현재 가장 중요해 보이는 것에 집중하도록 만든다. 그러나 '터널링'은 긍정적이지 않다. 결핍은 사람들로 하여금 터널링을 유도해서 어쩌면 더 중요할 수도 있는 다른 것들을 무시하게 만든다. 

 

억제는 결핍이 가져다주는 편익(집중배당금)의 이유인 동시에 결핍이 주는 비용의 이유이기도 하다.

 

결핍은 편익을 생성한다. 그러나 결핍의 순간에 사람들은 보다 더 생산적이다. 그러나 결핍은 대가를 요구한다. 터널 시야와 같은 편협한 관점 때문에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가 실제로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까지도 무시하고 지워 버린다.

 

나는 꽤나 이런 결핍을 즐겼는데, (특히 시간적 결핍) 돌이켜보면 이로 인한 터널링 효과 때문에 물건을 잘 잃어버렸던 것 같다.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는 보통 시간이 급해서 어딘가로 급하게 갈 때였다,,, 오히려 술에 만취했을 때가 아닌,,,

 

2장 정신에 부과되는 세금

대역폭은 우리가 가진 계산 능력, 즉 주의를 기울이고 좋은 판단을 내리며 앞서 세웠던 계획을 고수하고 유혹에 저항하는 능력의 척도이다. 대역폭은 지능과 시험 성적에서부터 충동 조절 및 다이어트 성공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과 관련이 있다. 결핍은 우리를 끊임없이 터널 안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우리의 대역폭에 세금을 매기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이 결핍은 우리의 가장 근본적인 역량이 발휘되는 걸 가로막는다. 

 

지속적인 근심거리는 우리의 정신을 잡아당기고 우리를 빨아들인다. 외부의 소음이 사람들로 하여금 명쾌하게 생각하지 못하도록 산만함을 조장하듯, 결핍도 사람들의 내면에 그런 혼란을 생성한다.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여러 산만한 요인들에 맞서 학습에 집중하는 상태를 유지하는 능력 역시 뇌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느냐, 다시 말해서 뇌가 얼마나 많은 부하를 감당하고 있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여러 행동 연구 및 신경 촬영 연구들은 잡생각과 관련된 뇌 활동에 따른 산만함은, 뇌의 부하가 높을 때 증가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주의력 상실은 짧은 순간에 일어난다. 하지만 우리는 결핍이 유도하는 산만함이 상당히 오래 지속된다고 추정했다. 

 

다른 처리 사항들을 정신에 끊임없이 짐 지우면 정신은 긴급한 과제를 수행할 여유가 적어진다. 이로써 우리는 이 장의 중심적인 가설인 '결핍은 대역폭을 직접적으로 축소한다.'에 도달했다. 개인이 처음부터 타고난 능력이 중요한게 아니라 현재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얼마인지가 중요하다. 

아래 두 광범위한 요소를 지칭할 때 대역폭이라는 두루뭉술한 용어를 사용할 것이다.

 

1. 인지능력

문제 해결, 정보 보존, 논리적 추론 능력의 바탕이 되는 심리적 기제이다. 추상적으로 추론하고 생각하며 어떤 특정한 학습이나 경험과 무관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인 유동성 지능이 아닐까 싶다. 

 

인지능력의 핵심적인 특성은 유동성 지능이다. 

 

유동성 지능 측정 도구 레이븐누진행렬검사(RPM)을 사용한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과 관련된 걱정을 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하룻밤을 꼬박 지새운 상태보다 더 심각한 인지 능력의 상실을 유발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지나치게 많은 프로그램들이 가동되고 있을 때 컴퓨터의 프로세서가 버벅대는 것과 마찬가지로, 빈자는 자기가 확보하고 있는 대역폭이 다른 곳에서 소비되는 탓에 IQ테스트에서는 낮은 점수밖에 기록하지 못한다.

 

2. 실행 제어

계획, 주의 집중, 행동 유도나 억제, 그리고 충동 제어 등을 포함한 인지 활동 전반을 제어하는 기능의 바탕이 된다. 사람이 자기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또록 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어떤 것에 집중하고, 주의력을 다른 데로 분산하고, 어떤 것을 기억으로 보존하고, 여러 개의 작업을 동시에 하고, 스스로를 관찰하는 능력을 모두 이것이 결정한다. 

 

실행 제어는 다면적인 개념이다. 그래서 우리는 여러 가지 중요한 기능들 가운데 하나인 자기 절제부터 살피기로 하겠다. 자기 절제는 실행 제어에 많이 의존한다. 우리는 주의력을 다른 곳으로 돌리거나 어떤 행동을 시작하게 하거나 직관적인 반응을 금지하거나 충동에 저항하는 데 실행 제어 기능을 사용한다. 

"의지력이 자신의 주의력과 생각을 조절하는 법을 학습하는 문제임을 깨닫는 순간 당신은 그 의지력을 높일 수 있게 된다."

 

 

대역폭에 부과된 세금은 충동을 조절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리고 결핍은 대역폭에 세금을 부과하므로, 이 결핍이 유동성 지능을 낮출 뿐만 아니라 자기 절제 능력을 감소시킬 수 있음을 암시한다. 

 

농부의 지능을 좌우하는 사탕수수

실험 진행자가 굳이 결핍을 상기시키지 않는다 하더라도 빈곤은 유동성 지능과 실행 제어 능력을 위축시킨다. 가난한 사람은 부유한 사람에 비해서 인지 능력이 낮다고 주장할 수는 있다. 그러니 이것은 그 사람들의 능력이 원래 그렇게 낮기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들의 정신의 일부가 결핍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소득수준이 교육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소득층에게 교육적 혜택을 주어야 한다는 사회복지적 주장에 대한 당위성이 이러한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 같다.

 

빈곤의 또 다른 유형

다이어트를 하고 있을 때는 예외 없이 인지 능력이 떨어졌다. 다이어트와 관련된 근심이 다이어터들의 정신 맨 위에 놓여 있으며, 이것이 이들의 인지 능력 점수를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외로움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대역폭이 손상되어 있음을, 즉 그들의 실행 제어 능력이 위축되어 있음을 말해준다.

보다 나이가 많은 성인들의 다이어트에 관한 연구는 일상생활 속에서 외롭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지방질이 많은 음식을 훨씬 많이 소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인위적으로 조장한 결핍에서조차 비슷한 효과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결핍과 근심

결핍은 기본적인 속성상 여러 중요한 근심거리가 다발로 한데 뭉친 것이다. 어느 곳 혹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부부싸움과 다르게, 돈 문제나 시간 문제와 관련된 몰입은 가난한 사람과 바쁜 사람 주변에서 좀처럼 떠나가지 않는다. 

부자든 빈자든 자기 배우자와 싸울 수도 있고 또 자기 상사로부터 질책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풍족함을 경험하는 사람들 중 일부만 이런 문제에 사로잡히는 반면에 결핍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다 이런 문제에 사로잡힌다.

 

결핍과 근심을 분리해서 기술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 부분까지 읽었을 때 나는 막연하게 결핍=근심으로 받아들이면서 읽고 있었다. 나의 대역폭이 손상된 것일까...?

 

우리는 스트레스가 결핍이 정신에 영향을 주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생물학적 기제인지 아닌지 더욱 정밀하게 검토할 수 있다. 결핍 경험은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동시에, 스트레스는 우리가 관찰해 온 그 효과들을 일으키는 여러 가지 원인 중 중심적인 동기는 아닌 것 같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가장 중요한 효과들 가운데 일부는 우리가 대역폭이라고 부르는 것에 세금을 배기는 결핍과 관련이 있었다. 이에 비해서 스트레스는 이런 예측 가능한 효과를 생성하지 않는다. 몇몇 연구들은 스트레스가 작업 기억을 높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결론적으로, 이 모든 것을 단지 스트레스나 근심으로만 생각한다면 보다 깊은 핵심을 놓친다. 대역폭 세금은 어느 날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 것처럼 독립적으로 나타난 것이 아니다. 이것은 집중배당금이나, 터널링이 우리가 하는 선택들을 형성하는 방식과 동일한 바로 그 핵심적인 기제에서 비롯된다. 스트레스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이와 같은 더 깊은 연관성을 놓치게 되며, 궁극적으로는 결핍이라는 정신 상태를 온전하게 파악하는 데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작가과 스트레스와 결핍을 명확하게 분리해서 이야기하고싶어 함을 느꼈다. 내가 시간 제약이라는 압박감 속에 놓인다는 것을 즐긴다는 것은 사실은 결핍이라기 보다는 스트레스에 가까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시간 제약을 즐겼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실험 상황에서는 이를 명확하게 설명하기란 조금 까다로울 것이다. 

 

누구나 바보가 될 수 있다

대역폭 세금은 놀랍고도 강력한 방식으로 우리를 바꾸어 놓는다. 대역폭 세금이 존재한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이 세금의 규모가 매우 크다는 사실 역시 놀랍다. 심리학자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행동의 여러 측면에 가해지는 인지 부하의 충격을 기록해 왔다. 이것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들은 산만함과 망각 그리고 충동 조절상의 문제이다. 이런 효과들의 크기가 크다는 사실은 대역폭 세금이 사람이 하는 일련의 행동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침을 암시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재능이니 개성이니 하는 것의 대부분은 인지 능력과 실행 제어 능력에 기반을 두고 있다. 

대역폭 세금이라는 발상을 전제로 한다면, 또 하나의 부족함, 어쩌면 보다 더 중요한 부족함이 있다. 우리는 지금 더 낮은 정신 자원으로 어떻게든 살아가야 한다. 결핍은 우리를 보다 더 멍청하고 충동적으로 만든다. 우리는 훨씬 낮은 정신 능력과 보다 낮은 유동성 지능, 그리고 더욱 위축된 실행 제어 능력을 가지고 살아가야만 한다.